청년 활동가를 위한 FGI 방법 워크숍 (교육참여자 후기)

듣는연구소가 입주해있는 사회연대은행에서 입주사들과 함께 청년 대상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알파위크'에서 듣는연구소는 '청년 활동가를 위한 FGI 방법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여명의 청년 활동가, 실무자들과 함께
심층면담과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중심으로 조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강의와 워크숍을 3시간 동안 진행했습니다.   



[참여 후기]

1. 알파위크 청년활동가를 위한 FGI 방법 워크숍 (오즈인터랙티브 '호두' 님)
 
지난 10월 29일 듣는연구소가 진행하는 <청년활동가를 위한 FGI 방법 워크숍>을 다녀왔다.
 
나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인천에서 로컬콘텐츠를 만들며 지낸지 햇수로 4년차이다. 매해 사업을 마무리할 시기 즈음이 오면 항상 내년도 계획에 대한 고민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게다가 동일한 일에 3~5년차가 되면 이 일에 대한 지속가능성과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들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소속된 오즈인터랙티브는 인천 구월동 로컬편집숍 <온마이피벗>과 로컬콘텐츠팀 <오렌지기지>를 운영한다. 퇴근길 들를 수 있도록 - 교통이 편한 도심에서, 청년들이 좋아하는 커피, 소품샵, 살롱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라이프스타일 어트랙션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걸 ‘위성도시형 로컬콘텐츠’라고 부르기로 했다.
 
‘내가 내 지역에서 먹고 살 수는 없나?’ 하는 의문이 들어 시작했던 로컬활동. 이 계기는 로컬 청년 당사자로서 로컬플레이를 하는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제 내 지역은 ‘인천’ 이었고, 이 지역은 수도권이지만 서울은 아니고, 농촌도 아니고, 교통도 좋고, 그치만 청년은 없는, 로컬 사각지대 위성도시인것이 내 고민의 시작이었다. 일과 문화 모든 활동은 서울에서 하고, 잠 잘 때만 돌아오는 동네에서 청년활동가로서 동료를 모으는 일..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왜 이 강의를 듣고 싶었나
 
작년, 강화도에서 로컬활동을 하는 ‘협동조합 청풍’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돌아온 팀원이 듣는연구소의 존재를 알려줬다. 해당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연구방식을 처음 보아서 인상깊었다고. 그래서 그 이후 듣는연구소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마침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의 워크숍 모집글이 올라왔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 현장의 청년 커뮤니티 운영자’가 신청하면 분명 도움이 된다고 쓰여 있었다. FGI라는 기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긴 했지만 이게 무엇인지 의문조차 가지지 않았었는데. 듣는연구소에서 적어주신 이 워크숍의 타겟과 내 니즈가 너무나도 일치했다.
 
그러게, 당사자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면 답이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열렸다. 로컬에서 청년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나를 지치게 했던 건 ‘커뮤니티’라는 것의 속성이 축적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 시간과 힘은 꾸준히 들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언제는 참여하고, 언제는 이탈하고, 제로섬 게임 같은 기분에 “저희가 무엇을 고치면 될까요.!” 물어보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단 말이다. 그러게, 물어보면 되는 거였잖아? 그래서 질문하는 법을 배우러 가보기로 했다.
  
강의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무엇인지
 
질문하는 법을 배우러 간다는 마음이었지만, 듣는 법에 대해 더 알고 온 것 같다. 좋은 인터뷰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잘 듣는 인터뷰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고, 이름도 ‘듣는 연구소’인 점, 워크숍 진행 내내 실제로 잘 들어주신 점, 이렇게 끝난 이후에도 후기를 통해 더 많이 듣고자 하는 점 등등, 이 메세지가 듣는 연구소 프로그램과 연구자분들에게 묻어나 진정성이 전달되어 좋았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은 이런 점들이었다.
 
1. FGI와 질적연구에 대한 이론적 이해
전반적으로 연구 방법론을 훑어주셔서 도움이 되었고, 양적연구와 다르게 질적연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어떤 것들인지, 그 중 FGI가 가지는 특성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2. FGI 진행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
FGI 적정 인원, 인터뷰이 사전 안내 사항, 질문 설계 방법, 대화를 이끌어 가는 방법 등을 실제 듣는연구소에서 진행했던 예시를 들어 전달해 주셔서 이해가 쉬웠다.
 
3. FGI 시뮬레이션 진행
참여자 중 4-5분 정도와 함께 실제 FGI를 진행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었다. 연구자/연구목적 소개부터 중간중간 어떻게 모더레이팅 하면 되는지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4. 참여자 개별 Q&A 시간
일방적으로 청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둘러앉아 워크숍 참여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질문을 직접 적어보고 질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 현장으로 돌아가서 적용해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큰 힌트가 되었다.
  
강의가 끝나고 더 알고 싶은 내용은?
 
공교롭게 이 워크숍이 끝나고 바로 다음 날 다른 FGI에 인터뷰이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이해하고 나서 현장을 보니 인터뷰이었음에도 불편하고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계획대로 FGI가 진행되지 않았을 때 현장이나 사후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하다.
 

2. ‘듣기’의 기술  (문주원 님)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 평가받는 네 가지 기술이다. 모국어인 한국어야 네 가지를 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정작 연구자가 되고 나니 네 가지 중 쉬운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도, 다른 연구자의 연구나 인터뷰이의 말을 듣는 것도, 논문이나 책을 읽는 것도, 앞의 세 가지를 모두 모아 내 연구를 쓰는 것도. 그러니까, 내가 궁금한 질문에 대한, 다른 사람도 수용할 수 있는 답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과 기술이 필요했다. 논문에서는 그 방법을 ‘연구방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논문을 쓰기 위해 모 지자체의 귀촌청년들을 연구하며 인터뷰를 해보았는데, 초반부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사전인터뷰를 하러 맨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꼭 녹취를 해야한다는 것도 몰랐어서 질문을 하고 듣는 내내 노트에다가 열심히 필기를 했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녹음기를 켠 상태로 대화하며 인터뷰이와 호흡을 맞추는 게 낫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본 인터뷰를 할 때에는 녹음기를 구비했지만, 나중에 녹취를 풀어보니 인터뷰이에게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서툴렀고, 추가 질문을 해서 더 깊은 내용을 이끌어내는 것도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인터뷰를 하기 전에 이 워크샵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듣는연구소에서 진행한 ‘청년활동가를 위한 FGI 방법 워크숍’에 다녀왔다. 사실 내가 진행한 연구방법은 심층인터뷰라 FGI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 워크숍에서는 일단 인터뷰와 ‘듣기’의 방법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연구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라는 것부터 시작하여 인터뷰의 종류, 몇 명을 인터뷰해야 타당한지,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하는 방법이라던가, 인터뷰 윤리 등 인터뷰를 연구방법으로 쓰고자 하는 활동가나 연구자라면 궁금해할 법한 질문에 대한 답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좋은 면담자가 되는 방법, 인터뷰의 태도와 기술, 회고시간의 중요성 등 실제 인터뷰를 진행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놓치기 쉬운 디테일한 부분까지 톺아주어 정말 유용했다. 나처럼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해본 사람이라면 다음 인터뷰에서는 더 양질의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훈련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FGI란 Focus Group Interview의 줄임말로,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그룹 대화를 나누는 연구방법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나 로컬에 깊이 들어가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정말 유용한 방법이다. 진행자는 단순히 질문자가 아니라 모더레이터가 되고, 인터뷰이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넘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토론이 아니니 합의가 필요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잘 듣고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위계관계나 이익관계가 아닌, 서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6~8명의 사람들로 구성하여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주제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여러 팁도 나눠주셔서 좋았다. 시작하기 전에 ‘그라운드룰’을 미리 공지한다거나, 키워드를 써서 붙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하는 실용적인 팁들이 사례와 함께 소개되었다.
 
FGI는 단순히 주고받는 말뿐만 아니라 침묵, 공감, 박수, 끄덕임과 같은 비언어적인 표현도 기록한다는 게 새로웠다. 50분간 이어진 백희원 연구원의 강의가 끝나고 난 후 실제로 FGI 방법을 실행해보는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비언어적인 표현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구에 참여한 네 명의 참가자들이 비슷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어 의견에 대해 이견을 내보이기보단 다들 공감을 해주는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반응에 집중해서 보니 단순히 인터뷰 내용만 볼 때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FGI 방법으로 연구를 할 때에는 보조연구원이 동석하거나 녹화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이 끝난 후에는 각자 인터뷰 질문을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구의 목표(왜 이 조사를 하는지, 결과를 어디에 쓸건지), 인터뷰이(누구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올지)를 설정해두고 이에 따라 도입 질문, 핵심 주제별 질문, 필수 질문과 추가 질문 등의 인터뷰 질문을 직접 작성해보았다. 각자 작성한 내용을 한 명씩 돌아가며 발표했는데,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 로컬에 관심이 있거나 로컬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재밌었다. 문화공간을 운영하거나,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거나, 농사를 짓거나, 연구를 하는 등... 발표 내용을 들으면서 묻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각자 활동하고 있는 영역에서 FGI 방법과 관련하여 질문도 쏟아졌고, 시간이 짧아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다음에 또 이런 자리가 있다면 워크샵 후에 함께 식사하거나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

자주하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