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니버스 사업은 청년이 살고싶은 지역사회에 대한 대내외적 비전 제시(그것은 이전 세대가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살기좋은 지역에 대한 정서나 인식과는 차이가 있다), 지역살이와 강화도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 제고와 '관계인구' 형성, 참여했던 지역 주체들을 중심으로 한 주체화가 이루어졌다는 의의가 있다. 청년의 지역 이주와 정착에 대한 선행연구에 비추어보았을 때 지역살이에 필요한 기반요소 중 정서적 기반과 관계 기반을 형성하는 데 집중하였고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정서적 기반은 청년의 지역 이주를 가로막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정책적, 물적 투여로 형성하기는 어려운 성격의 기반이다. 이는 청년 당사자 주체가 형성하기에 다른 주체보다 강점이 있는데, 단순히 수요자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효과적으로 타깃에 어필할 수 있다는 기획과 운용상 이점 뿐 아니라 동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이들에게 당면한 주요 과제라는 점에서 동기부여나 관계맺음의 질적 차이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단순한 인구 확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활동성을 가진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청년이 살기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정책사업의 취지에 맞는 사업 운영주체로써 그 지역에 이주한 청년 당사자그룹을 선정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고령화된 지역사회에서 문화적으로 마이너이거나 위계상 약자인 청년에게, 의지를 가진 주체에게 자원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오랜 시간 청년세대와 접촉하지 못해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감각을 잃은 '소멸위험' 지역사회가 다양한 세대를 안을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갖추게 된다는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화유니버스 사례는 강화도와 이주 청년 당사자의 맥락 속에서 관계와 정서 기반을 핵심으로 한 청년 이주 지원 정책이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보여준다. ‘강화유니버스 사례’는 강화도와 협동조합 청풍의 고유한 맥락 속에서 나타난 사례로서 타 지역에 복제하여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타 지역에서 청풍이라는 주체 없이 ‘제2의 00 유니버스’를 표면적으로 진행하여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이 사례의 긍정적인 성과들이 담보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 우리는 연구참여자들의 구체적인 목소리에서 도출된 의미있는 경험들을 따라가면서, 독립과 생업의 문제 앞에 놓인 청년 세대와 활력을 잃은 농촌 지역 사회가 안전하고 즐겁게 만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와 관점, 접근법이 필요한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향후 타 지역이나 정책에서 청년을 위한 정서 기반 및 관계 기반을 구축하고자 할 때 이러한 관점에 기반하여 현황을 재정의하고 재해석한다면 또 다른 유의미한 사례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만들기 지원사업에 참여한 각 주체들마다 해당 지역의 배경, 청년 주체가 가진 역량과 자원 및 당면한 니즈를 결합하여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냈다. 상업적 역량, 사회적경제 기반, 지자체의 협력, 문화자본 등 다양한 자원을 가진 주체들은 그것을 가장 효과적을 활용하면서도 해당 지역과 자신들에게 당면한 과제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사업을 활용하였다.
청년이 처한 상황과 어떠한 삶을 살고싶은지에 대한 욕구는 다양하고 그에 따라 지역 이주를 지원하는 방식은 다양할 필요가 있다. 지역으로 이주를 원하는 청년 중에서 안정적인 일자리와 생활공간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보다 자율적으로 탐색의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한 이주기를 원하는 청년도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나 공공기관 유치, 주택단지의 건설 등을 통해 젊은 인구를 유입하려고 하는 정책을 펼치는 주체도 있고, 강화유니버스를 비롯한 청년마을 사업처럼 지역사회 관계망과 청년의 결합을 지원하는 사업도 있다. 이 사례의 시사점은 청년의 개인 맥락과 욕구와 이주 정착 지원 프로그램이 서로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잘 매칭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청년의 이주 정착 지원을 위한 생계 기반은 각 사업의 운영 주체 뿐 아니라 그 지역사회의 산업 여건과 물적 인프라 등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종합적으로 지원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업의 기반을 만드는 데에는 관계기반이나 정서기반에 비해 상당히 규모있는 물적 투자, 지역사회 산업 전반의 흐름을 조성하는 공적 자원, 여러 주체의 협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강화유니버스 프로젝트는 협동조합청풍이라는 청년 이주자 그룹이 거의 단독으로 보유한 자원과 역량에 의해 추진되었기 때문에 사업비가 투입되었을 때 청년 주체가 조성할 수 있는 청년 이주 정착 기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사례에는 행정안전부의 규모있는 예산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협동조합 청풍이라는 청년 이주자 그룹이 거의 단독으로 보유한 자원과 역량에 의해 추진되었기 때문에 조성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이 많지 않았다. 청년에게 있어 독립과 정착의 가장 결정적인 요소인 생업의 기반을 만드는 데에는 규모있는 물적 투자, 지역사회 산업 전반의 흐름을 조성하는 공적 자원 조성이 필요하다. 이는 기초 및 광역 단위의 행정과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 세대를 넘나드는 지역사회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필요로 한다.